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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의 상처와 극복 "별"
어린아이는 대부분 자기 중심적이기 마련이다. 항상 옆에서 보살펴 주는 엄마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어른들도 본인들이 원하는 것들은 대부분
들어주기 때문에 어린시절에는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면서 산다. 대부분 어린아이가 바깥의 세상과 만나게 되면
필연적으로 갈등을 겪게 된다. 선과 악, 옳고 그름 등에 대한 사회적 관습과 제도를 습득하고 그것을 체화해야만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황순원의 소설 "별"은 어머니를 잃은 소년이 누이의 죽음을 계기로 사랑과 죽음, 그리고 인생의 숨겨진 의미에 대해 눈뜨는 과정을 그린
단편소설이자 성장소설인 셈이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찬 주인공 소년은 누이가 죽은 어머니를 닮았다는 과수 노파의 말을 듣고
어머니의 잇몸은 검지 않고 예뻤다고 주장한다. 노파가 그렇다고 하자 만족해서 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누이가 준 각시 인형을 발견하고는 지금까지
예뻐 보이던 인형이 갑자기 누이처럼 미워져 땅에 묻어버린다. 그리고는 사사건건 누이에게 반발하며 누이를 골탕먹여줄 계획만 꾸며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같은 반 친구의 오빠와 사귀던 누이에게 두번 다시 그런 일이 있었다가는 죽이겠다고 하면서 이제는 학교도 그만두라고
고함을 지르고 의붓어머니는 진심으로 누이를 위해 준다. 소년은 대동강에 가서 누이를 치마로 싸서 강물에 넣으려 하다가 그냥 돌아온다.
결국 누이는 시내 어떤 사업가의 막내아들에게 시집을 가게 되고 누이는 결혼하던 날 가마 앞에서 의붓어머니의 팔을 붙들고 슬프게 울면서
소년을 찾지만 소년은 그냥 피해 버리고 만다. 그러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되어 누이가 죽자 소년은 누이가 준 인형을 생각해 내고 땅을 파헤치지만
인형은 보이지 않는다. 애꿎은 당나귀에게 누이의 죽음 탓을 하던 소년은 일부러 당나귀 등에서 떨어지고 그이 눈에 그제야 눈물이 흘러내린다.
황순원 소설 "별"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죽은 어머니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소중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못생긴 누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머니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이는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어머니가 누이만큼 못 생겼다는 사실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소년은 무한정 애정을 배푸는 누이에게 아주 못되게 거부하게 된다.
그것은 결국엔 결핍된 모성을 보상받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온 형태인 것이다.
결국 소년은 누이가 죽은 뒤에 누이가 준 인형을 찾아 땅을 파면서 우는 것은 누이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이다.
소년은 누이의 죽음을 통해 아픔을 혼자 겪는 연습도 하고 차츰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